글 수: 279    업데이트: 24-05-30 04:36

신작소개

기후
관리자 | 조회 45
단골/정숙
         ㅡ기후환경2
오늘이 해를 업고 산 넘어 가고 있다
수성못은 해 그림자 끌어안으며
내 시든 꽃잎 흔적 지우려다 속삭인다
아직 사랑할 것들이 저 어둠에 남아있을 거라며
그동안 내가 버린 나무젓가락과 종이컵이
내 립스틱 빛깔 기억한다며
사랑을 증명하려 수다를 떨고 있다고
 
믿기지 않지만 나 하나 때문에
숲이 사라지고, 서로 경계선 지켜야하는
빙하가 녹아내린다는 말 믿어야 하나
내 아들의 손자들이 누려야할 땅. 넘겨주려면
맹목적인 내 식당 단골들 이제
사랑니 뽑듯 뽑아버려야 하리
흔하디흔한 사랑이란 이름 지워야 하리
 
퍼뜩 정신 차리고 보니 휘황한 불빛 쇼가 오로라로 보여 깜짝놀란다
나무도 숲도 바다도 제 자리 지킬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한다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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